일하다가 곤란한 순간이 있는가?
많은 순간들이 떠오르겠지만 그중 가장 급한 건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이다
그날도 어느 날처럼 업무가 밀려있었고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집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왔는데
열이 39도라고 한다
바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18시 30분
지금 빨리 집에가면 우리아이들병원 20시 30분 까지
갈수 있을 것 같다.
사정을 설명하고 황급히 짐을 싸서 나섰다.
다행이 집에 도착하고 시계를 보니 19시 50분
우리아이들병원은 22시까지 진료지만
사람이 몰리면 21시 전에 접수마감을 하는 것을
이미 알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갔다
병원도착시각 20시 15분
빨리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
..
접수마감이란다
이럴수가 ...
환자가 너무 많아서 오늘은 20시에 마감했다고 한다.
'열감기가 유행중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월요일 저녁에 이렇게 아픈 어린애가 많았던가;'
처방전만이라도 받을 수 없냐고... 사정했지만..
그런 게 통할리가 없다 ㅜ
아이는 "아빠 병원 못가는 거야?"
물으며 시무룩해졌다.
여기서 조그만 시간을 지체하면 응급실에 가야한다
(이미 응급실에 가서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은 막고 싶었다)
#응급실가서 고생한 이전 후기는 여기;
https://dung-beetle.tistory.com/154
바로 119 에 전화했다.
"6살 아이가 열이 39도여서 우리아이들 병원에 왔는데
접수마감이라고 하네요."
"근처에 가까운 진료가능한 병원이 있을까요? "
잠시 기다리니 담당자가 바뀌고 바로 내 핸드폰위치를 추적 후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문자를 보내준다
전화를 돌려보니
연세 365소아청소년과 의원은 이미 접수 마감이라고 하고
연세 365병원이 21시까지 가면 진료를 볼수 있다고 해서 네이버 길찾기로 보니
21시까지 도착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차를 돌려 바로 갔다
도착시각 20시 45분
(생각보다 막혔다. 목동에 들어서니 하필 이 시각엔 학원가 차량이랑 학부모 차량이 많았다.
학원 끝날 시간인가보다)
다행이 21시 전에 도착해서 진료신청하고 보니
대기자가 6명정도 있었고
오래 기다리긴 했지만 다행히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아이는 날이 추워서 그런지 아니면 해열제를 먹고 출발해서 그런지
열은 36.7도로 정상이었다.
일단 이전 병원의 처방전을 보여주고 아이의 상태를 간략하게 얘기했다
열이 이틀째 38도, 39도였고 해열제 먹으면
떨어지긴 하는데 다시 올라서 해열제 텀을 두고 계속 먹었다고..
(아직 빨갱이, 파랭이를 교차복용까지 하진 않았다)
(사실 교차복용도 고려했었는데,
파랭이는 맛이 없어서 그런지..
애가 유독 싫어해서 새벽에 그거 먹이려면 난리가 난다ㅜ)
의사가 얘기를 듣고 진료 보더니
폐소리는 괜찮은데
이전 항생제 처방이 듣지 않는 것으로 봐선
다른 병균이 들어온 거 같단다.
낼도 열이 나면 독감검사를 해보는게 좋겠다고
얘기듣고 약을 받고 왔다
아이는 차 안에서 피곤한지 바로 잠이 들었다.
아이 상태가 생각보단 괜찮은 거 같아 다행이고
일단 응급실에 안간 것도 정말 다행이다.
근데 집에 오니 11시가 다 되었다.
(이 정도면 거의 응급실간 수준이네..ㅎㅎ;)
아이는 다음 날 아침에도 열이 나서 병원가서 독감검사를 했다.
다행히 독감/코로나 둘 다 아니었고 그냥 열감기였다.
..
아이가 아프면 온 집안이 난리라고 한다.
요즘 열감기가 유행이라 5~7일까지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애가 별탈없이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프로세스는 조금 수정해야 할 거 같다.
아이가 저녁에 열나면!
(응급실을 피하는 방법)
1. 우리아이들 병원 20시 전에 도착가능여부 확인
2. 119 전화
3. 안내받은 병원 전화해서 진료여부 확인
4. 네이버 길찾기로 도착시각 확인 후 가능하면 출발
그리고..
이번에도 또 느끼는 것이지만
아이가 저녁에 열났을 때 도움을 받을 만한 병원이 이렇게나 찾기 힘든 것인지..
아이를 낳으라고 돈 줄 생각만하지 말고
아이가 열나면
24시 언제라도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나 좀 지어줬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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